글 작성 : 2024년 06월 24일
글 제목 : [시론] 부자 천국 서민 지옥
정부·여당에서 종합부동산세 폐지, 상속세 완화를 거듭 주장하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6일 종부세에 대해 “사실상 전면 폐지가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상속세에 대해선 “상속세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자고 말했다. OECD 평균은 26% 정도로 추산된다.
사실 OECD 기준에 한국이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소득격차는 38개국 중 32위
삶 만족도 38개국 중 35위
노인빈곤율 1위(한국 40.4% / 평균 14.2%)
출산율은 꼴찌(한국 0.72 / 평균 1.58)
자살률 1위(한국 10만 명당 25.2명 / 평균 10.7명)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윤석열 정권의 눈에는 이러한 통계는 보이지 않고 상속세 통계만 보이는가?
현실이 이러한데도 유독 상속세만 콕 집어 거드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부자 편들기 외에 관심이 없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윤석열 정권이 하겠다는 대로 내버려 두면 빈부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미 겪고 있는 세수 부족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나랏빚을 키울 것이 뻔하다.
한국은행이 6월 18일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의식주 물가는 OECD 평균의 1.6배, 노동자 임금은 OECD 평균의 91.6%다. 물가는 높은데 임금은 낮으니 살기 힘들 수밖에 없다.
이런데도 국힘당에서는 최저임금을 동결하자거나 차등적용 하자는 소리가 나온다. 최저임금은 그야말로 최저임금이다. 업종에 따라 ‘최저’ 임금이 더 낮을 수는 없다.
보수세력은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주장하며 자영업자의 고충을 내세운다. 자영업자가 힘들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보수세력의 주장은 자영업자와 알바 노동자 둘 중의 하나는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바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면서 자영업자의 소득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임대료, 카드수수료, 배달앱 수수료 등을 낮추는 것이다.
6월 11일 언론에는 자영업자가 겪는 고충이 보도됐다. 만 원짜리 죽을 팔았는데 주문 중개 수수료 9.8%, 카드수수료 3%, 배달료 2,900원 광고비 2,200원, 즉시할인 3,000원과 부가세를 빼고 나니 81원이 남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3월 26일 한국마트협회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롯데카드 본사 앞에서 롯데카드 수수료 인하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중소 자영업자들은 임대료와 세금보다 더 많은 카드수수료를 내고 있다”라고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이 이런 문제에는 눈 감고 자영업자와 알바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며 최저임금을 차등적용 하라고 겁박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사실 노동자들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외식을 더 많이 하고 물건도 산다. 최저임금이 낮아지면 장사도 더욱 안 되어 악순환이 될 뿐이다. 윤석열 정권과 보수세력이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운운하며 자영업자와 노동자를 이간질하는 것은 결국 부자들의 이익만 늘려주려는 꼼수다.
그러면서 정부는 법인세, 상속세, 종부세를 인하하자고 말한다.
현재 종부세를 내는 비율은 전체 가구의 5%가 채 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이미 종부세를 상당히 완화했다. 종부세에는 일반 세율이 있고 중과 세율이 있다.
6월 10일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23년 중과세 대상자는 2,597명에 불과했다. 2022년 48만여 명이던 것에서 99.5% 감소한 수치다. 중과세액도 2022년 1조 8,907억 원에서 2023년 919억 6천만 원으로 95.1% 줄었다. 일반 세율 대상자는 2022년 65만 6천 명에서 2023년 34만 8천 명으로 줄었다. 이마저 아예 폐지하자는 것이다.
상속세는 재산을 상속받는다고 해서 다 내지 않는다. 2022년 상속세 대상은 전체 상속인의 4.5%였다. 전체 인구로 치면 0.03%에 불과하다. 지난 10년(2013~2022년) 납부된 전체 상속세의 85.4%는 100억 원 이상을 상속받은 338명이 냈다.
종부세 폐지, 상속세 완화를 제시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재산이 88억 원 이상이다. 종부세 폐지, 상속세 완화는 성태윤 같은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준다.
물가는 높고 월급은 적고 임대료와 각종 수수료는 비싸서 국민은 죽을 맛이다. 그런데 정부는 임금은 낮추고 노동 시간은 늘리자면서 법인세, 종부세, 상속세 같은 부자감세에만 관심이 있다.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자, 윤석열이 한다는 것이 석유쇼다. 그마저도 사기극인 것이 드러났다. 윤석열의 석유쇼에 관련 주가가 치솟자, 한국가스공사 임원들은 이때가 기회라는 듯 자기가 가진 주식 전량을 몽땅 팔아버리고 손 털었다.
이런 정부가 무슨 필요가 있는가. 국민의 분노는 당연하다. 이런 악독한 정부를 끝장내는 것은 국민의 정당한 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