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 : 2024년 10월 22일
글 제목 : [경기도당 논평]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역사 공간이다
동두천시에는 한국 정부가 1973년부터 운영하여 1996년 폐쇄된 미군 위안부 성병 관리 시설이 있다. 동두천시는 최근 이 부지를 매입해 철거하려 한다. 그러나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다.
과거 한국 정부는 미군 위안부를 두고 직접 관리, 운영하였다. 닉슨 대통령이 미국 대사관을 통해 기지촌 여성들에게 흑인 병사들도 잘 접대하라고 지시할 만큼 미국도 미군 위안부에 관심을 두었다.
정부는 미군 위안부를 애국자, 민간 외교관이라고 추켜세우며 성매매를 독려했다. 한미합동훈련 팀스피릿이 진행될 때면 기지촌 여성들도 함께 훈련장으로 나갔다. 정부는 훈련 현장에 천막을 치고 보건소를 세웠다. 국가가 미군을 위한 포주 노릇을 한 것이다.
성병관리소는 주한미군에게 성병을 옮기지 않기 위해 위안부 여성을 관리하던 시설이다. 말이 관리이지 사실상 여성을 단속하고 감금한 곳이었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휴식과 휴양을 위한 기지촌 서비스의 질 향상’을 요구하며 성병 문제를 제기했다. 미군은 한국 경찰 및 보건소와 함께 기지촌 여성을 대상으로 성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합동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기지촌 여성들은 이 합동 단속을 ‘토벌’이라고 불렀다. 기지촌 여성들은 미군이 ‘이 여성에게서 성병이 옮았다’라고 지목되는 것만으로도 성병관리소에 구금되었다. 미군들은 쇠창살에 갇혀 있는 여성들이 원숭이 같다고 하여 성병관리소를 ‘몽키하우스’(원숭이집)라고 불렀다.
성병관리소에 들어가게 되면 주사를 맞는데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듯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여성들이 100명 정도 수용되어 있었는데 철조망으로 갇혀 있어 교도소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차에 실려 오는 여성들이 도망가려 달리는 버스에서 뛰어내리다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고 한다.
미군 위안부 시설은 전국 미군 부대가 있는 곳마다 빠짐없이 있었지만, 모두 철거되고 동두천 성병관리소만이 유일하게 남았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 저지 대책위는 이 시설을 철거하지 말고 리모델링하여 역사와 인권을 다루는 공간으로 보존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들어오면서 점령지로 대하며 군정부터 실시하였다. 미군은 한국을 식민지처럼 대하며 치외법권을 누려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여성들의 인권을 잔인하게 유린하였다. 입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끔찍한 1992년 윤금이 사건이 대표적이다.
박정희 군사정권을 포함하여 한국 정부는 국민을 보호할 대신 포주 노릇을 하며 미국에 굽신거렸다. 지금도 주한미군은 수시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지만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 나라의 주권이 바로 세워져 있지 않으면 벌어지는 끔찍한 현실이다.
미군 위안부 문제는 기억해야 할 역사다. 어둡고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고 부정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직시하고 극복해야 올바른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일본이 과거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반성하지 않으면서 군국주의 부활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지 않은가.
동두천시는 시민들의 반발에도 새벽에 몰래 굴삭기를 보내가며 강제 철거하려 한다. 그래선 안 된다. 동두천시는 시민들과 대화하여 성병관리소를 평화와 인권, 자주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역사 공간으로 잘 보존할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2024년 10월 22일
국민주권당 경기도당